
이웃분들 그리고 방문해 주신 귀빈 분 들 모두, 안녕하세요! 용훈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 용훈입니다.
이번 글은 베놈 60 HE 커스텀 키보드 제작기입니다.
구성은 Tofu 60 Redux 화이트 하우징, RAW HE 40g 자석축,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 지온웍스 정품 FR4 보강판, 베놈 60 전용 흡음재, 그리고 우키요에 파도 테마 블루 키캡입니다.
용도는 발로란트 및 FPS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키보드는 단순히 “게임용 키보드”라고만 부르기에는 조금 아까운 조합이었습니다.
성능도 중요했지만, 고객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보신 부분은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나니, 왜 이 조합을 고르셨는지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화이트 하우징 위로 파도 그림이 이어지고, 블루 톤의 키캡이 책상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만들어줬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키보드라기보다 작은 그림 한 점을 올려둔 느낌이었습니다.
커스텀 키보드는 손으로 쓰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매일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이번 빌드는 그 점을 꽤 잘 보여준 작업이었습니다.
베놈 60 HE 60배열 커스텀 키보드 구성
기판: 베놈 60 HE
하우징: Tofu 60 Redux 화이트
스위치: RAW HE 40g 자석축
스테빌라이저: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
보강판: 지온웍스 정품 FR4 보강판
흡음재: 베놈 60 전용 폼
키캡: 우키요에 파도 테마 블루 버전
배열: 60 배열
용도: 발로란트 및 FPS 게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베놈 60 HE는 V2 RGB처럼 더 최신형 선택지도 있습니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최신 기판이 더 좋아진 부분이 있습니다.
RGB 효과도 더 강력해졌고, 성능적인 개선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사람이 실제 게임을 하면서 그 차이를 매 순간 뚜렷하게 체감하느냐는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수치상 더 좋은 건 맞습니다.
그런데 실사용에서 “와, 이건 완전히 다르다”라고 모두가 바로 느낄 정도인지는 사용 환경과 감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최신형 기판 홍보라기보다는, 당시 고객님의 용도와 디자인 취향에 맞춰 완성했던 베놈 60 HE 주문제작 사례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도 같은 방향의 조합은 상담을 통해 다시 구성 가능합니다.
다만 부품 수급가, 환율, 재고 상황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정확한 견적은 상담 시점 기준으로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보고 시작된 주문제작 상담
커스텀 키보드는 결국 여러 부품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이 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막상 조립을 하다 보면, 단순히 비싼 부품만 넣는다고 좋은 키보드가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하우징의 색감, 키캡의 분위기, 스위치의 소리, 스테빌라이저의 성향, 흡음재의 양까지 서로 어긋나지 않아야 비로소 하나의 키보드처럼 보이고 들립니다.
이번 빌드는 그중에서도 디자인의 비중이 꽤 컸던 작업이었습니다.
고객님께서 발로란트 및 FPS 용도로 베놈 60 HE를 원하셨지만, 동시에 흔한 게이밍 키보드 느낌은 피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성능은 베놈 60 HE로 가져가되, 외형은 조금 더 특별하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방향으로 잡아보려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택된 조합은 Tofu 60 Redux 화이트 하우징과 우키요에 파도 테마 블루 키캡이었습니다.
처음 조합을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때도 괜찮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올려놓고 보니 기대보다 훨씬 잘 맞았습니다.
Tofu 60 Redux는 60 배열 커스텀 키보드에서 워낙 클래식한 하우징입니다.
토푸 특유의 단단한 느낌이 있고, 60 배열 특유의 작고 밀도 있는 인상을 잘 살려줍니다.
이번에 사용한 화이트 색상은 쨍한 펄 화이트라기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고 정돈된 화이트에 가까워서, 키캡의 그림을 방해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키요에 파도 키캡은 블루 톤과 그림 요소가 강한 키캡입니다.
이런 키캡은 하우징까지 강한 색으로 가면 전체가 조금 과해질 수 있는데, 화이트 토푸가 그 분위기를 적당히 받아줬습니다.
쉽게 말하면, 하우징이 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액자처럼 전체 키캡을 감싸주면서 파도 그림이 더 또렷하게 보이도록 도와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뻤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회색 데스크매트 위에 올려두니 화이트 하우징, 블루 파도 키캡, 어두운 바탕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고객님 키보드인데 사진을 찍으면서 내가 한 번 더 보게 되는 조합이었고, 이런 순간은 작업자로서 꽤 기분이 좋습니다.
“아, 이건 선택 잘하셨다.”
조립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키요에 파도 테마 블루 키캡의 디자인 포인트
이번 키보드의 분위기를 거의 결정한 부품은 키캡이었습니다.
우키요에 파도 테마 블루 버전.
일본 목판화 특유의 파도 이미지를 키캡 전체에 담은 디자인입니다.
블루 톤이 중심을 잡고, 아이보리와 브라운 계열의 색감이 함께 들어가 있어 단순한 파란색 키캡보다 훨씬 입체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이 키캡은 하나하나 따로 보면 조금 화려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키보드에 전부 얹어두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파도 그림이 전체 배열 위로 이어지고, 스페이스바 쪽에는 그림의 흐름이 길게 잡히면서 하나의 장면처럼 보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키보드 위에 작은 그림 한 점이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
또 완전 무각이 아니라 측각 각인이 들어가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는 그림이 먼저 보이고, 실제로 사용할 때 필요한 각인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전 무각 키캡은 예쁘지만 막상 쓰기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이런 측각 구성이 꽤 괜찮은 타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해치지 않으면서, 실사용성은 어느 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고객님도 디자인을 중요하게 보셨기 때문에, 이 키캡은 전체 방향성과 잘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RAW HE 40g 자석축 타건감과 현재 기준 평가
스위치는 RAW HE 40g 자석축을 사용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RAW HE를 무조건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요즘은 자석축 선택지가 정말 많아졌고, 소리·가격·압력·스템 안정성·수급까지 보면 RAW HE보다 더 추천하기 좋은 스위치들도 생겼습니다.
가격 대비로도 지금은 살짝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키보드를 제작했던 당시 기준에서는 RAW HE가 꽤 매력 있는 선택지였습니다.
특히 자각자각한 소리에서는 대체자가 많지 않았고, 너무 가볍고 쨍한 자석축 소리가 싫은 분들께는 분명히 장점이 있는 스위치였습니다.
이번 빌드에서도 RAW HE 40g은 로우피치와 미들피치 사이 어딘가의 소리를 내줬습니다.
완전히 낮게 깔리는 소리라기보다는, 적당히 또렷하면서 자각자각하게 정리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베놈 60 전용 흡음재를 넣기 전에는 소리가 조금 더 뚜렷하고 날것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전용 폼을 넣고 나서는 소리가 한결 깔끔해졌고, 전체적으로 정갈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흡음재를 넣은 뒤의 소리가 훨씬 듣기 좋았습니다.
RAW HE 특유의 자각자각한 느낌은 남아 있는데, 소리의 끝이 조금 더 차분해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 먹먹하지도 않고, 너무 날카롭지도 않아서 이번 조합에는 이쪽이 더 잘 맞았습니다.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 세팅 과정
스테빌라이저는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를 사용했습니다.
나는 타입플러스를 대장급 스테빌라이저 중 하나로 보는 편입니다.
잘 맞았을 때의 경쾌함이 확실히 좋고, 특히 2u 키 쪽에서는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 있습니다.
다만 손이 많이 탑니다.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는 공식 가이드에 맞춰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무리하게 수평을 건드리거나, 윤활을 과하게 넣거나, 키캡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살짝 틀어지면 오히려 잡기가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키캡을 교체할 때 유독 수평이 틀어지거나 잡소리가 다시 올라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타입플러스는 좋은 스테빌이지만, 동시에 꽤 예민한 스테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업에서도 처음에는 일부 키에서 틱틱거리는 잡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냥 넘길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소리가 한 번 신경 쓰이면 결국 고객님도 언젠가 신경 쓰게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스테빌 윤활을 조금 더 고르게 잡고, 소리가 거슬리는 RAW HE 스위치 개체는 같은 스위치 중에서도 비교적 깔끔한 개체로 선별해 교체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확인하고 나니 전체 소리가 훨씬 안정적으로 정리됐습니다.
이런 과정은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완성도는 이런 작은 확인에서 갈립니다.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듣고, 그 소리가 스테빌 문제인지, 스위치 개체 문제인지, 키캡 간섭인지 하나씩 확인하는 것.
이 시간이 들어가야 비로소 고객님께 보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해외 부품 수급부터 검수, 조립까지
이번 작업은 전체적으로 큰 변수 없이 깔끔하게 진행된 편이었습니다.
고객님께서 디자인을 오래 고민하셨고, 최종적으로 키캡과 하우징 방향이 정해진 뒤에는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기판은 베놈 60 HE, 하우징은 Tofu 60 Redux 화이트, 스위치는 RAW HE 40g, 보강판은 지온웍스 정품 FR4 보강판, 흡음재는 베놈 60 전용 폼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주문제작 키보드는 겉으로 보면 그냥 부품을 모아서 조립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진행해보면 생각보다 챙겨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바로 구할 수 있는 부품도 있지만, 일부 부품은 해외에서 직접 수급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키캡이나 하우징, 스위치처럼 국내 재고가 없거나 더 좋은 조건으로 들여올 수 있는 부품들은 해외 거래처를 통해 주문하고, 배송 상황과 입고 상태까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님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꽤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어디서 사야 하는지, 호환은 되는지, 배송은 제대로 오는지, 통관 중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지, 도착한 부품에 하자가 없는지까지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For Sun에서 주문제작을 맡기신다는 건, 단순히 조립만 맡기는 게 아니라 이런 준비 과정까지 함께 맡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번 작업도 필요한 부품들을 국내외 수급처에서 하나씩 확인했고, 도착한 부품들은 바로 조립에 들어가지 않고 먼저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하우징 마감은 괜찮은지, 키캡 구성은 누락 없이 들어왔는지, 기판과 보강판 조합에는 문제가 없는지, 스위치 체결감은 괜찮은지 순서대로 봤습니다.
이 과정은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조립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품이 아무리 좋아도 처음부터 하자가 있거나, 서로 호환이 애매하면 완성 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립 전에 한 번 걸러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내가 지금처럼 보강판을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수급할 수 있는 루트를 충분히 만들어두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업에는 지온웍스 정품 FR4 보강판을 사용했고, 결과물 자체는 좋았지만 가격대는 조금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었다면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안내드릴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은 작업자로서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굳이 적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For Sun에서 주문제작을 맡기신다는 건 단순히 부품을 대신 사서 조립해드리는 것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 어떤 부품을 어디서 수급할 수 있는지, 그 부품이 실제로 호환되는지, 더 좋은 대안은 없는지,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까지 같이 고민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현재 Tofu 60 계열은 지속적으로 거래를 이어온 덕분에 공급처와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 상태입니다.
덕분에 가능한 경우 더 좋은 조건으로 수급할 수 있고, For Sun은 이런 부분을 견적에 최대한 투명하게 반영하려고 합니다.
할인받을 수 있는 부품을 굳이 소비자 가격 그대로 안내하는 방식은 내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스토어도 운영을 해야 하니 모든 걸 무리하게 깎아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품 수급에서 더 좋은 조건이 생겼다면, 그 부분은 가능한 선에서 정직하게 견적에 반영하는 것이 For Sun의 원칙입니다.
부품 준비가 끝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기판과 보강판, 스위치 체결감을 확인했습니다.
FR4 보강판은 너무 단단하게만 밀어붙이지 않고, 적당한 탄성과 안정감을 주는 재질입니다.
자석축 세팅에서도 균형 잡힌 타건감을 만들기 좋은 편이라, 이번 빌드와도 무난하게 잘 맞았습니다.
스위치를 체결한 뒤에는 스테빌라이저 쪽을 집중적으로 봤습니다.
스페이스바, 엔터, 쉬프트처럼 긴 키는 작은 잡소리 하나만 있어도 전체 완성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특히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는 잘 맞으면 정말 좋지만 예민한 편이라, 이번에도 조금 더 신중하게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키에서 틱틱거리는 소리가 있었고, 그 부분은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스테빌 윤활을 다시 확인하고, 스위치 개체도 다시 선별했습니다.
같은 RAW HE 스위치라도 개체마다 소리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잡소리가 올라오는 개체는 비교적 깔끔한 소리를 내는 개체로 교체했고,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전체 소리가 훨씬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베놈 60 전용 흡음재도 소리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흡음재는 많이 넣는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너무 과하면 먹먹해지고, 너무 비워두면 소리가 산만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RAW HE 특유의 자각자각한 느낌은 살리되, 소리의 빈 공간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흡음재를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흡음재를 넣은 뒤의 소리가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 더 깔끔하고, 조금 더 정갈하고, 오래 들어도 부담이 덜한 느낌이었습니다.

완성 후 디자인과 타건감
“이건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
화이트 하우징은 키캡의 그림을 깔끔하게 받쳐줬고, 블루 파도 키캡은 키보드 전체에 확실한 개성을 만들어줬습니다.
흔한 블랙 게이밍 키보드나 RGB 중심의 키보드와는 결이 달랐습니다.
발로란트용 키보드인데, 책상 위에서는 거의 장식품처럼 보이는 느낌.
그렇다고 실사용을 포기한 조합도 아니었습니다.
베놈 60 HE 기판, RAW HE 40g 자석축, FR4 보강판, 타입플러스 스테빌라이저, 베놈 60 전용 흡음재 구성으로 FPS 용도에 필요한 기본기는 충분히 챙겼습니다.
소리는 고객님이 원하셨던 방향에 가깝게 로우피치와 미들피치 사이에서 자각자각하게 정리된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먹먹하지 않고, 너무 날카롭지도 않으며, 적당히 선명하면서 깔끔한 쪽에 가까웠습니다.
흡음재를 넣은 뒤에는 원래의 뚜렷한 소리가 조금 더 정돈되면서 듣기 편해졌고, 개인적으로도 이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타건 영상을 따로 보내드리진 않았고, 완성 사진을 보내드렸습니다.
고객님께서도 사진을 보시고 굉장히 예쁘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사실 디자인을 오래 고민하셨던 고객님이었기 때문에, 완성 사진을 보내드릴 때 나도 살짝 긴장했습니다.
키보드라는 게 참 묘합니다.
부품명으로 보면 그냥 “베놈 60 HE + 토푸60 화이트 + 파도 키캡 + RAW HE”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조립해서 책상 위에 올려두면, 숫자와 부품명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분위기가 생깁니다.
이번 키보드가 딱 그랬습니다.
성능만 보고 만들었다면 조금 심심했을 수 있고, 디자인만 보고 만들었다면 실사용성이 아쉬웠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님이 원하신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발로란트와 FPS용으로 쓸 수 있는 자석축 키보드.
그러면서도 흔하지 않은 디자인.
책상 위에서 볼 때 만족감이 큰 키보드.
그 기준으로 보면 이번 조합은 꽤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특히 우키요에 파도 키캡은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쁘지만, 실제로 60 배열 위에 얹었을 때 그림의 밀도가 더 좋아 보였습니다.
풀배열이나 텐키리스처럼 넓게 퍼지는 느낌이 아니라, 작은 60 배열 안에 파도 그림이 꽉 차게 들어가서 오히려 더 작품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토푸60 리덕스 화이트 하우징이 전체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주니, 키캡만 튀는 느낌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조합은 사실 사진으로 추천드릴 때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지만, 실제로 조립해보기 전까지는 완성된 분위기를 100%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물이 기대보다 더 잘 나와서 작업자 입장에서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고객님께서 디자인을 오래 고민하신 시간이 헛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발로란트/FPS용 60배열 키보드가 필요한 분께
이번 베놈 60 HE + 토푸60 화이트 + 우키요에 파도 키캡 조합은 이런 분께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발로란트나 FPS 게임용 자석축 키보드를 찾고 계신 분, 책상 위 공간을 넓게 쓰고 싶은 60 배열 사용자, 흔한 게이밍 키보드 디자인이 싫은 분, 화이트 하우징과 블루 계열 키캡 조합을 좋아하는 분, 성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 만족감도 중요하게 보는 분, 그리고 직접 부품을 고르기 어렵고 추천을 받아보고 싶은 분께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반대로 이런 분께는 다른 조합을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방향키가 꼭 필요한 분, 숫자키나 펑션열을 자주 쓰는 분, 최대한 최신형 기판만 원하시는 분,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가장 가성비 좋은 자석축 스위치를 찾는 분께는 다른 구성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특히 RAW HE는 당시에는 자각자각한 소리 면에서 매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많아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재 상담에서는 RAW HE를 무조건 추천드리기보다는, 원하시는 소리와 예산, 압력 취향을 듣고 더 어울리는 스위치를 함께 안내드리는 편입니다.
이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커스텀 키보드는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조합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고, 사진으로 예쁜 조합이 실제 손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For Sun에서는 단순히 “이 부품이 좋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고객님의 용도와 취향을 듣고 그 안에서 현실적인 조합을 찾아드리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고객님도 처음부터 모든 부품을 정해오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발로란트 및 FPS 용도, 그리고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방향을 말씀해주셨고, 그 기준 안에서 여러 키캡과 하우징 조합을 함께 좁혀갔습니다.
이 과정이 주문제작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키보드만 보면 결과는 한 대지만, 그 안에는 고객님의 취향과 작업자의 판단이 같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잘 맞아떨어졌을 때는 단순히 예쁜 키보드가 아니라, 그 고객님께 맞는 키보드가 됩니다.
이번 화이트 파도 조합은 그런 의미에서 꽤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습니다.
마무리
이번 키보드는 내가 좋아하는 주문제작의 방향과도 잘 맞는 작업이었습니다.
성능만 강조한 키보드도 아니고, 디자인만 보고 만든 키보드도 아니었습니다.
발로란트와 FPS 용도를 고려한 베놈 60 HE 기판, 책상 위에서 작품처럼 보이는 우키요에 파도 키캡, 그 분위기를 깔끔하게 받아주는 토푸60 리덕스 화이트 하우징, 자각자각한 소리를 만들어준 RAW HE 40g 자석축, 그리고 세팅을 정리해준 FR4 보강판과 전용 흡음재.
이 모든 게 적당히 맞아떨어졌던 빌드였습니다.
커스텀 키보드는 결국 이런 재미가 있습니다.
같은 기판을 써도, 어떤 하우징을 고르는지, 어떤 키캡을 얹는지, 어떤 스위치와 흡음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키보드가 됩니다.
이번 베놈 60 HE 주문제작은 그 차이를 꽤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발로란트용 키보드를 찾고 계시거나, 60 배열 자석축 키보드가 궁금하시거나,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커스텀 키보드를 원하신다면 편하게 문의 주세요.
부품 이름을 다 알고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발로란트용으로 쓰고 싶어요.”
“이런 색감이 좋아요.”
“도각거리는 소리가 좋습니다.”
“회사에서 쓸 조용한 키보드가 필요해요.”
“이 사진처럼 만들고 싶어요.”
이 정도만 말씀해 주셔도 충분합니다.
복잡한 건 제가 대신 고민하겠습니다.
어떤 기판이 맞는지, 어떤 스위치가 어울리는지, 하우징과 키캡 색감이 잘 맞는지, 스테빌라이저나 흡음재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을지, 현재 수급 가능한 부품은 무엇인지까지 함께 확인해드립니다.
For Sun은 단순히 부품을 조립해서 보내는 곳이라기보다는, 고객님의 용도와 취향에 맞춰 하나의 키보드를 같이 찾아가는 주문제작 스토어에 가깝습니다.
물론 모든 조합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부품마다 장단점이 있고, 재고 상황도 달라지고, 환율과 수급가도 계속 바뀝니다.
그래서 무조건 좋아 보이는 말만 드리기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도 같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베놈 60 HE 화이트 파도 조합도 그랬습니다.
디자인은 정말 좋았고, 완성도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보강판 수급가가 조금 아쉬웠고, RAW HE 역시 현재 기준에서는 무조건적인 추천 스위치는 아닙니다.
그래도 그 시점의 고객님 요청, 용도, 디자인 취향을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의미 있는 조합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뻤습니다.
이건 솔직히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